최근 강좌를 올리기 전에, 간만에 델마당 사이트를 들렀더니, 과거보다는 정말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과거 사용하던 로그인id도 까먹었기에 새로 등록을 해야 했다. 

델파이는 내가 참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개발툴이다. 볼랜드에서 코드기어로, 엠바카데로로, 이제는 IDERA라는 회사로 인수되면서 숱한 격변을 겪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나는 델파이가 망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윈도우에서 MS 개발툴을 제외하고는 남아있는 유일한 컴파일러 언어이며, 여전히 살아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델파이는 과거의 엄청난 영광과 명성에 비하면 현재는 다소 별볼일 없을 수도 있다. 

델파이의 고가격, 너무 잦은 신버전 출시, 미흡한 버그 패치, 심지어 버그 패치판을 신버전으로 팔아먹는 행태, 현세대의 다른 최신 개발툴들의 따라가지 못하는 기능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긴 하지만, 아직도 현존하는 개발툴 중에서 가장 UI 코딩이 쉽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UI 개발의 편리함도 C# 의 WPF보다 못할지는 몰라도, 빠른 컴파일 속도, 비교적 쉬운 파스칼 언어 구조 등의 장점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로 잠시 자바 쪽으로 외도를 하다, 다시 델파이를 사용해보니, Sprint4d라는 기막힌 오펀소스 라이브러리를 보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하면 델파이 관련 콤포넌트 소스나 책, 잡지, 문서 등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은 너무나 아쉽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델파이가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던 이유 중 하나가 퀀텀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퀀텀은 아직도 건재하는 델파이 관련 최대 콤포넌트 개발 회사이며, 간혹 퀀텀 그리드가 없다면 델파이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에는 Dbgrid를 에전에 사용한 적이 있지만, 퀀텀그리드를 사용한 다음 부터는 DBGrid를 도통 사용해 볼 일이 없다. 

퀀텀사 제품을 풀세트로 가지고 있다면 UI 코딩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IDERA가 델파이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 제발 잘 좀 발전시켜 줬으면 좋겠다. 아울러 퀀텀사의 제품들과 더불어 델파이 관련 콤포넌트들이 넘쳐났던 그 시대가 다시 도래하기를 바라고 싶다. 그러나, 이건 내 바램일뿐 그렇게 될거 같지는 않다. 

시대에 따라서 컴언어들은 명멸을 가진다. 클리퍼, VB, Delphi 어쩌면 조만간 C#도 그럴지 모르겠다. 너무 자주 바뀌는 이 개발 분야에서 좀 오랫동안 지속되는 개발툴이 있기를 원하는 것은 아마도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인가 보다. 

자바는 웹의 대세 툴로 자리 잡았고, 델파이는 윈도우의 유일무이한 UI 개발툴로 남기를 바래본다. 델파이가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다른 오에스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혹시 델파이로 안드로이드나 IOS 앱을 만들어본 사람이 있다면 그 소감을 알려 주시라. 정말 버그없이 빠르게 잘 돌아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