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델파이 동호회 델마당

적고보니 너무 기네요. 성질급한 분들을 위해 한줄 요약하자면 "웹어플 개발에 관심있다면 VAADIN이라는 프레임웍을 사용해뵤세요"

현재 웹어플 개발은 자바가 거의 대세인거 같다. 현시점에서 웹어플 개발 분야에서 델파이는 도저히 자바의 적수가 될수 없고 앞으로도 델파이가 웹에서 어떤 면모를 보일 가능성은 전무한 것 같다. 이는 자바 개발 환경의 특수성에 기인하는데, 자바 관련 분야는 거의 대부분이 오픈 소스, 즉 무료라는 점이다. 자바 언어 자체, 개발 IDE인 이클립스, 상당수의 DB, 아파치 웹서버, 리눅스 오에스, 거기다 상당수의 자바 웹 관련 라이브러리들이 대부분 오픈소스다. 비용이라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바의 이 무료 정책은 엄청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윈도우 어플이 아닌 웹어플로 바꾸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윈도우 어플과 웹어플은 그 성격상 별개의 용도가 있다고 보는데, 요즘 보면 지나칠 정도로 웹어플에 매진하는 국내 개발 환경은 나같은 윈도우 개발자들에겐 매우 씁쓸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델파이를 주종으로 사용하는 윈도우 개발자로서, 웹어플 개발 요청이 들어오면 나는 참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델파이로 CGI 방식으로 웹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웹어플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노가다 코딩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바를 쓰던, 델파이를 쓰던간에 웹서버측의 코딩은 별로 골머리 아프지 않다. 물론 세션이라던가 보안같은 약간의 장벽이 있긴 하지만...

웹어플 개발의 최대 난관은 HTML과 자바스크립트라는 거대한 노가다 삽질 장벽이다. HTML 자체가 프로그램 친화적인 언어도 아닐 뿐더러, 델파이같은 컴파일러 언어만 사용해본 개발자라면 자바스크립트의 기이할 정도로 황당한 문법(?)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웹에서는 이 자바스크립트를 도저히 안쓸 수가 없다. 아마 웹어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가 JQuery가 아닌가 싶다. 이 JQuery는 AJAX 호출을 비교적 쉽게 해주는데, 현대 웹어플에서 아작스 호출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델파이 개발자라면 화면을 4등분하여 버튼을 클릭하면, 특정 부분만 다른 내용으로 갱신하는 기능을 구현하고자 할 때, 결코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정도 기능 구현은 껌값이지 않는가?

그러나, 웹에서 이런 화면 일부 갱신은, 플래시, 액티부엑수같은 편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웹에서 이 일부 화면 갱신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AJAX 호출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여튼 사용자 UI 화면 배치를 위해서 div 태그나 table 태그를 중첩(nested) 도배하고, 중간에 아작스 호출을 위해서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삽입하다보면, JSP를 쓰던, PHP를 쓰던, 현존하는 어떤 웹스크립트 툴을 쓴들, 엄청난 양의 HTML 코드와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 웹으로 게시판을 만들어본 개발자라면 게시물 입력/수정 폼 작성이 델파이 폼에 비하면 얼마나 노가다스러운지 잘 알 것이다.

웹개발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이런 노가다 코딩을 해야만 웹어플을 만들 수 있는지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닷넷 ASP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안델스 헤이즐버그가 엄청난 천재성을 발휘하여 시샵 코드로만 작성하는 웹개발툴을 만들어줄줄 알았으나, 막상 보니, 과거 ASP 스크립트 엔진보다 좀더 진보만 되었을 뿐 여전히 HTML 비슷한 태그를 일일히 코드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어쩔수 없었던 모양이다. 닷넷 ASP는 그래도 <input> <select>등을 상당부분 콤포넌트화해서 노가다를 조금 줄여주긴 했지만, 여전히 시샵 코드만으로 웹어플 개발은 불가능했다. 아마 지금 버전의 닷넷도 마찬가지인거 같다.

구글 개발자들 중에 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GWT라는 걸 만들었다고 한다. 매번 난잡한 HTML 코드와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작성하기 싫어서, 자바로 코딩하면 이를 자바스크립트와 HTML 코드로 변환하는 엔진이 GTW라고 한다. 이 GWT를 이용하여 좀더 자바 친화적인 웹프레임웍으로 발전시킨 것이 VAADIN 이라고 한다. GWT를 이용하는 자바 웹 프레임웍은 몇개 더 있지만, 구글링을 해보니 가장 괜찮은 놈이 이 VAADIN같다.

이놈을 이용하여 간단한 웹 게시판을 만들어 봤다. 그랬더니 600 라인 정도의 순수 자바코드로, 심지어 SQL 문 한라인조차 없이, 웹게시판을 만들었다. 물론 대단한 기능의 웹게시판을 만들자면 훨씬더 많은 코드량이 필요하겠지만, 웹게시판을 만들때 가장 중요한 기능이, 로그인했는가 안했는가에 따라서 게시물에 대한 읽기, 새로작성, 삭제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달리 말하자면 이런 기능을 실행하는 버튼들의 죽이고 살리기를 졸라 복잡하게 처리해야한다는 것). 이런 기능을 델파이로 한다면 매우 간단하지만, 웹에서는 아작스를 쓰거나 아니면 jsp안에 if 태그를 도배하거나, 아니면 jsp에 자바코드를 삽입하거나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어쨌든간에 이미 엄청난 양의 HTML 코드로 충분히 복잡한, JSP나 PHP안에 참으로 너저분한 코드를 또 삽입해야 한다.

바딘으로 웹게시판을 만들어보니, 바딘은 이 기능 구현과 화면 구성까지 오로지 순수 자바코드로만, 단 한줄의 HTML 코드, 단 한줄의 자바크립트 코드 없이 가능했다. 결론인즉 바딘은 자바웹어플 분야에서 거의 델파이같은 존재란 것이다. 윈도 시대가 처음 도래했을 떄 비주얼 씨로 만든 Hello world 샘플 코드를 보고 "헐! 앞으로 윈도 프로그램 만들려면 저렇게 노가다스런 코딩을 해야 하는가?" 고민스러웠는데, 델파이라는 툴을 만나고 보니 그 고민이 모두 사라졌던, 그런 느낌을 바딘을 사용해보면서 느꼈다.

바딘으로 웹어플을 만들면 거의 90프로 이상을 자바코드로만 작성한다. 간혹 10프로 정도는 여전히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둘은 웹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시판, 판매 재고 등의 업무용 웹어플을 만든다면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바딘에서 제공하지 않는 다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자바스크립트로 만든 기똥찬 라이브러리를 가져와서 사용해야할 때다. 예를 들면 네이버 맵 API 같은 것이다. 이말인즉 바딘은 근본적으로 상당히 자바스크립트 친화적이지만, 그 노가다스러움을 개발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귀하가 웹어플을 만들고 싶은데 어떤 대안을 찾고 있다면 바딘을 사용해 보시라. 졸라 난잡한 스프링 MVC보다는 훨씬 편하다. 스프링 mvc로 웹어플을 만들려면 대략 다음과 같은 지식이 필요하다. 자바 기본 문법 + 스프링 MVC 이해, html, 자바스크립트(기본적 자바스크립트 언어 이해와 더불어 JQuery, Angular.js 사용법), sitemesh 혹은 아파치 타일같은 템플리트 엔진 사용법, CSS문법, JSP태그 사용법 등등.

바딘은 위와 같은 내용을 전혀 몰라도 웹어플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영원히 자바스크립트와 HTML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이 두 존재의 노가다스러움은 확실히 엄청나게 줄여준다. 안타깝지만 바딘을 쓸려면 자바 문법은 알아야 한다. 델파이로 바딘 웹어플 작성은 불가능하다고 바딘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첨부파일은 내가 번역해본 바딘 튜토리얼이다.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