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수사학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매번 느끼는 것은, 경험의 많고 적음이, 연륜의 장단이 꼭 사려 깊은 지식 전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회사든 동호회든, 사람이 모인 단체에서 40중반 이후 사람들이 소위 꼰대 소리를 듣는 이유를 나름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가르치려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아닐까 싶은데, 기술자의 세계에서 업무에 필요한 지식 전달을 전혀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러면 이 최소한의 지식 전달을 하는데 있어서도 ‘꼰대 오브 꼰대’ 소리를 듣는 이유는 뭘까 싶어 몇가지 사항을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지식의 늘어놓음.
40여년을 살아왔으니 얼마나 할 이야기가 많겠습니까 마는, 자신의 지식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닌 늘어놓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상대가 아닌 자신의 뇌에서 정리된 비유.
상대가 공감하는 비유가 아닌 자신만의 사고체계에서 나온 어설픈 비유로 인해, 상대는 이해의 골에 도달하지 못하고 점점 더 머나 먼 은하계 저 멀리 피안의 세계로 떠나버리게 됩니다.  혹시 지금 상대가 영혼없는 ‘네’ 를 반복 하고 있진 않나요?
셋째, 너무 정리된 설명.
수사학의 기본은 자신이 체득한 지식을 정리하여 다시 상대의 사고 체계에 맞추어 재조립하는 데에 있습니다.  
즉, 지식의 학습 -> 시행착오 속 실행 -> 사고 정립 -> 체화 가 일반적인 지식 습득의 과정이라면 상대에게는 시행착오 속 실행 ~ 세번째 사고 정립의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자신의 최종 정리된 요결(?) 을 요구한다는 것이죠.  가끔 상대방과의 이야기가 겉돌고 큰 스님과 동자승의 선문답처럼 느껴진다 싶으면 이러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개발방법론이 예전의 폭포수 방법론에서 애자일로 변화하듯이 전달과 피드백의 주기가 짧을수록 문제점 도출이 잦아지고 더불어 문제 해결의 기회도 늘어납니다마는, 잦은 대화가 반드시 좋은 문제 해결이나 지식 전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데에 우리의 고민이 있습니다. 뭐,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고슴도치처럼 자주 서로에게 상처도 주고 하지만 그래도 부대끼면서 사는게 인생인걸요…

그냥 요즘 생각이 많아져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전국의 델마당 꼰대들을 응원합니다.

빠이~